[현장에서]‘사상 최대 실적’ 국내 면세점, 빛 좋은 개살구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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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담여연 작성일19-02-11 20:00 조회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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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면세점업계가 지난해 19조원에 가까운 ‘사상 최대’ 매출을 올리며 축포를 터트렸다. 중국 정부의 사드(THAAD) 보복으로 잠시 주춤했던 2017년에 비해 30%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하지만 2018년도 실적 발표가 시작된 지금, 업체별 표정은 예상만큼 밝지 않다. 신세계백화점이 지난해 면세점 사업 부문에서 적자 전환했고, 현대백화점도 시장 예상보다 많은 256억원의 적자를 내면서 주가가 떨어졌다. 면세점 사업을 시작한 지 지난해 만 3년이 된 한화갤러리아는 흑자전환에 실패해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전체 실적에 영향을 줬다.

상위권 업체인 롯데와 신라는 그나마 선전한 편이지만, 수익성은 하락했다. 지난해 4분기 호텔신라의 면세사업 부문 영업이익률은 3.2%로, 전년 동기 대비 0.3%포인트 떨어졌다.

당초 면세점 사업은 유통업계에서 ‘황금알’을 낳는 신사업이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커진 규모만큼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건 면세점 업계의 왜곡된 시장 구조가 원인이라는 게 중론이다. 보통 면세점 사업자들은 시내 면세점에서 10~15%의 흑자를, 공항 면세점에서 20~25%의 적자를 낸다. 공항 면세점은 입점비가 워낙 높은데다 실제 고객 한 명당 발생하는 매출은 상대적으로 적은 탓이다. 이에 면세점업계는 공항 면세점의 적자 분을 시내 면세점 수익으로 만회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시내 면세점의 경쟁이 그만큼 치열해 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사업자들도 최근 3~4년 새 급증했다. 정부는 중ㆍ일 영토 분쟁 이후 일본으로 향했던 중국인 관광객이 우리나라로 발길을 돌리자 면세점업이 활황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2015년 3개 업체, 2016년에 4개 업체 등 2년새 7개 업체에 신규 사업자 허가를 내줬다. 아울러 중소기업 육성이라는 명분으로 상품 소싱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중소업체에도 통크게 허가권을 내주는 결단을 내렸다.

국내 면세점 매출은 중국인들이 주도권을 쥔 시장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면세점 구매고객 중 중국인의 비중은 26.9%이지만, 이들이 기록한 매출 비중은 73.4%나 된다. 이는 관련 데이터를 집계한 2015년 이후 최대다. 소위 ‘따이궁’(代工)이라고 불리는 중국 보따리상들이 이민 가방을 들고 국내 면세점에서 물건을 싹쓸이하는 모습은 이제 새로울 것도 없는 장면이다.

이처럼 급증한 면세점 사업자와 중국인 위주의 시장은 소위 ‘송객 수수료’라는 기형적인 수수료 구조를 낳았다. 면세점들은 영업을 위해 일반적인 판촉비 외에 중국인 여행객을 데려오는 여행사나 가이드에 매출액의 일정 부분을 떼어주는 수수료를 별도로 내고 있다. 중국인 고객의 매출이 많아질수록 수수료 부담도 커지는 구조다. 여기에 면세점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송객 수수료 외에 고객에게 직접 제공하는 선불카드 등 페이백 서비스 비용도 커지는 양상이다.

업계에서는 개별 면세점이 수수료 명목으로 부담하고 있는 비용을 매출의 10~20%가량으로 추산하고 있다. 상위 사업자인 롯데나 신라는 15~17% 정도, 3위 사업자인 신세계도 17% 내외의 수수료를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소싱 능력이 떨어지는 중견업체나 대기업 계열이라도 신규 진입한 일부 면세점들은 20%에 가까운 수수료를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1조원의 매출을 올리면 2000억원은 수수료 명목으로 고스란히 비용으로 빠진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대로 가다간 대형사 일부만 남고, 나머지는 없어지는 등 업계 구조조정이 예상보다 앞당겨지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한 지금, 업계가 느끼는 위기감이 어느 때보다 커졌다는 점은 상당히 아이러니하다. 이때문에 일부 대형사를 중심으로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면세점들이 여행사나 가이드를 상대로 무리한 마케팅을 하는 등 과당 경쟁을 스스로 자제해야 하지만 왜곡된 시장에서는 쉽지 않은 선택”이라며 “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는 업계의 자정 노력은 물론, 정부도 허가권을 남발하지 않는 등 각계의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신소연 소비자경제섹션 컨슈머팀 차장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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